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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역설

정광국 2014. 4. 10. 11:08

우리 시대의 역설

 

건물(建物)은 높아졌지만

인격(人格)은 더 작아졌고,

고속도로(高速道路)는 넓어졌지만

시야(視野)는 더 좁아졌다.

 

소비(消費)는 많아졌지만

기쁨은 더 줄어들었고,

집은 커졌지만

가족(家族)은 더 적어졌다.

 

생활(生活)은 편리(便利)해졌지만

시간(時間)은 더 부족(不足)하고,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소중(所重)한 가치(價値)는 더 줄어들었다.

 

학력(學力)은 높아졌지만

상식(相識)은 더 부족(不足)하고,

지식(知識)은 많아졌지만

판단력(判斷力)은 더 모자란다.

 

전문가(專門家)들은 늘어났지만

문제(問題)는 더 많아졌고,

()은 많아졌지만

건강(健康)은 더 나빠졌다.

 

돈을 버는 법()은 배웠지만

나누는 법()은 잊어 버렸고,

평균수명(平均壽命)은 늘어났지만

시간(時間) 속에 삶의 의미(意味)를 넣는 법()은 상실(喪失)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고,

우주(宇宙)를 향해 나아가지만

우리 안의 세계(世界)는 잃어버렸다.

 

공기(空氣) 정화기(淨化器)는 갖고 있지만

영혼(靈魂)은 더 오염(汚染)되었고,

원자(原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偏見)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自由)는 더 늘었지만

열정(熱情)은 더 줄어들었고,

세계평화(世界平和)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마음의 평화(平和)는 더 줄어들었다.

 

- 호주 콴타스 항공의 최고경영자

제프 딕슨(Geoff Dixon, 1940~ )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을 접한 뒤

인터넷에 쓴 시의 일부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면서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한 줄씩 덧붙여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삶은 윤택하고 생활은

더 풍요로워졌지만,

그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 마음의 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여볼 때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배웠지만,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삶에 세월을 더하기는 했지만,

세월에 우리의 인생을 더하지는 못했다.

 

 

 

- 밥 무어헤드, <우리 시대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