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좋아

의자서 일어나 3m 걸어갔다 와보세요

정광국 2016. 8. 19. 17:32

[김창오의 건강 비타민]

의자서 일어나 3m 걸어갔다 와보세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많은 사람의 꿈이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을까. 집에서도 쉽게 해 볼 수 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TUG 테스트(Timed up and go test)’라는 검사법이다. 제한시간 내 일어나 걷는 능력을 측정하는 기법이다.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우선 적정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길이 5m쯤 되는 평평한 곳이 필요하다. 거실·사무실 등을 이용하면 된다. 또 팔걸이가 달린 의자(권장 높이는 46㎝)와 스톱워치가 필요하다. 스톱워치는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옷은 평상복을 입으면 된다.

지팡이나 보행보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평소처럼 이를 이용하면서 측정토록 한다.

검사법은 간단하다. 노인을 의자에 편안하게 앉게 한다. 그리고 ‘출발’이란 신호와 함께 의자에서 일어나 3m 지점까지 걸어갔다가 의자로 돌아와 원래 자세로 앉으면 된다. 스톱워치로 시간을 잰다. 연령·체력, 관절염·기립성저혈압(앉았다 일어설 때 핑 도는 증세) 등 질환 유무에 따라 시간이 다양하게 나온다. 미국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정상 기준이 60대는 8초, 70대는 9초이다. 남녀가 같게 나왔다. 80대는 남자 10초, 여자는 11초였다. 건강한 젊은 사람은 5초도 안 걸리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늘어난다.

테스트 조건과 체력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60대를 기준으로 12~13초 이상 걸리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준을 초과하면 낙상(落傷)의 위험이 가장 높다. TUG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일정한 속도로 걷고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한다. 2014년 아일랜드 의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TUG 테스트에서 13.5초를 초과한 노인의 낙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낙상한 적이 있거나 현저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경우 이 테스트를 하는 게 좋다. 또 같은 조건이라도 남성보다 여성이 테스트를 할 필요성이 높다. 고령이거나 인지기능 장애가 있을 경우, 균형 감각에 이상이 있거나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는 경우, 관절염·기립성저혈압·현기증·빈혈 증세가 있거나 뇌졸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도 낙상 위험을 체크하는 데 이 테스트가 유용하다.

TUG 검사에서 기준이 넘으면 전문의 진찰을 받는 게 좋다. 무릎이나 고관절의 관절염,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약물·수술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다음에 걷기와 균형 유지에 필요한 근력 운동을 시작하면 된다.

김모(76·서울 종로구)씨는 전신 쇠약이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았다. 2개월 전 폐렴에 걸렸다가 나은 뒤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몸이 약해졌다는 것. TUG 테스트 결과 22초가 나왔다. 혈액검사에서 부신피질 호르몬 이상이 발견돼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물리치료를 함께 받고 있다.

2011년 미국 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피츠버그대 논문에 따르면 노인들의 걸음걸이 속도가 사망률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75세 남성의 걸음걸이 속도가 초당 0.2m인 경우 기대 수명이 5년, 1.4m이면 15년이었다. 걷기 능력만 봐도 노인들의 건강 수준은 물론 기대 수명까지 추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TUG 테스트를 활용하자. 기록이 점점 좋아질수록 건강 장수는 점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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