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좋아

우리말의 어원 30 가지

정광국 2013. 10. 23. 19:09

만든 것입니다.

 

  22.양순대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인데,

   서양에서 `소시지`가 들어 오니까

  `순대`에다가 `양`자를 붙여 `양순대`라고 했는데,

   이것을 쓰지 않고 `소시지`라고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되살려 쓰고 싶은 단어입니다.

   중국의 우리 동포는 이 `소시지`를 `고기순대`라고 하더군요.

   너무 잘 지은 이름이 아닌가요?

 

   23.양은
    양은은 `구리, 아연, 니켈을 합금하여 만든 쇠`인데,

    그 색깔이 `은`과 유사하니까

   `은`에 `양`자를 붙여 `양은`이라고 한 것입니다.

 

  24.양재기
  `양재기`는 원래 `서양 도자기`라는 뜻입니다.

   즉 `자기`에 `양`자가 붙어서 `양자기`가 된 것인데, 

   여기에 `아비`를 `애비`라고 하듯

  `이` 모음 역행동화가 이루어져 `양재기`가 된 것입니다.

 

 .25.양회
   이 말도 앞의 `양순대`와 같이 거의 쓰이지 않는 말입니다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세멘트`를 `양회`라고 했습니다.

  `회`는 회인데 서양에서 들여 온 회라는 뜻이지요.

   이 말도 다시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26.양행 
   이 말도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는 말이지요.

   서양에 다닌다는 뜻으로 `다닐 행`자를 붙인 것인데, 

   이것이 무역회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유한양행`이라는 회사가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지요.

   이 이외에 `양`자가 붙어서 만든 단어들을 몇 가지 들어 보겠습니다.

   양복, 양장, 양궁, 양단, 양담배, 양란, 양배추,

   양버들, 양식, 양옥, 양장, 양잿물, 양주, 양초, 양코, 양파, 양화점 등.

 

   27.`양치질`의 어원
   여러분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양치질`을 하시지요?

   이`양치질`의 어원을 아시나요?

   언뜻 보아서 한자어인 줄은 짐작하시겠지요?

   그러나 혹시 `양치질`의 `양치`를 양치`(기를 양, 이 치)나 

`  양치`(어질 양, 이 치)로 알고 계시지는 않은지요?

  (간혹 `양치질`의 `치`를 `치`( 이 치)로 써 놓은 사전도 보입니다만,

   이사전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양치질`의 `양치`는 엉뚱하게도

  `양지질` 즉 `양지`(버드나무 가지)에 접미사인 `질`이 붙어서

   이루어진 단어라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러나 실제로 그렇습니다.

   고려 시대의 문헌(예컨대 {계림유사})에도

`  양지`(버들 양, 가지 지)로 나타나고

   그 이후의 한글 문헌에서도 `양지질`로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양지` 즉 `버드나무 가지`로 이`를 청소하는 것이

   옛날에 `이`를 청소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오늘날 `이쑤시개`를 쓰듯이,

   소독이 된다 고 하는 버드나무 가지를 잘게 잘라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청소하는 것을 `양지질`이라고 했던 것인데,

   이에 대한 어원의 식이 점차로 희박해져 가면서

   이것을 `이`의 한자인 `치`에 연결시켜 서

 ` 양치`로 해석하여 `양치질`로 변한 것입니다.

   19세기에 와서 이러 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양지`는

   일본으로 넘어가서 일본음인 `요지`로 변했습니다. `

   이 쑤시개`를 일본어로 `요지` 라고 하지 않던가요?

   아직도 우리 나라 사람들 중  이쑤시개`를 `요지`라고 하는 분들이 있지 않던가요?

  `양지질`이 비록 `이쑤시개`와 같은 의미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양 지질`과 `이쑤시개`는 원래 다른 뜻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두단어 모두가 오늘날의 뜻과 동일한 것이지요.`

   양지질`에 쓰는 치약으로 는 보통 `소금`이나 `초`를 사용하여 왔습니다. 

   이렇게 `양지질`이 `양치질`로 변화하는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보통 `민간어원설`이라고 합니다. 

   즉 민간에서 어원을 마음대로 해석해서 원래의 단어를 해석하거나,

   그 해석된 대로 그 단어를 고쳐 나가곤 합니다.

 

   이렇게 민간에서 잘못 해석한 단어는 무척 많습니다.

   여러 분들이 잘 아시는 `행주치마`가 그렇지요. 

   원래 `행주`는 `삼` 등으로 된 것으로서

   물기를 잘 빨아 들이는 천을 일컫는 단어인데,

   이것을 권율 장군의 `행주산성` 대첩과 연관시켜서,

   부녀자들이 `치마`로 돌 을 날랐기 때문에

   그 치마를 `행주치마`라고 한다는 설이 있지만,

   그것은 민간에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날 부엌에서

   그릇 을 닦는 데 사용하는 걸레인 `행주`는 어떻게 해석할까요?

   걸레의 하나인 `행주`와 `행주치마`의 `행주`는 같은 단어입니다

 

. 

 

   28.`박쥐`의 어원
  `박쥐`는
사람들에게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짐승이지요.

   우선 징그럽다고 하고, 또 밤에만 나돌아 다녀서 그런지, `

   남몰래 밤에만 음흉하게 일을 하는 사람`을 욕할 때, `

   박쥐 같은 놈`이라고 하지요.

   이 `박쥐`에서 `쥐`는 그 뜻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왜 `박`이 붙었으며,

   또 그 `박`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박쥐`는 원래 `밝쥐`였지요.

   아마도 `눈이 밝다`는 뜻으로 `밝-`이 쓰인 것 같습니다.

   박쥐가 초음파를 발사하여 그 반사음을 포착하여 방향을 조정해서

   야간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안 것은 훨씬 후대의 일이니까,

   그 전에는 `눈이 밝은 쥐`로 이해할 만도 하겠지요.

 

   29.`총각`의 어원
   국어에서는 남녀를 나타내는 말이

   무척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혼인할 나이가 된 성인 남녀를 지칭할 때에는

  `처녀` `총각`이란 한자어를 사용합니다.

   그 중에서 `처녀`는  그 단어 속에 `여`가 들어 있어서

   그 뜻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지만,

   아마도 `총각`은 그 어원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한자인 `총`은  지금은 `다 총` 등으로 `모두`라는 뜻을 나타내고 있지만,

   원래는 `꿰맬 총`, `상투짤 총` 등으로 쓰이던 것입니다.

  `각`은 물론 `뿔 각`이고요.

 

   중국에서나 우리 나라에서 아이들이 머리를 양쪽으로 갈라

   뿔 모양으로 동여맨 머리를 `총각`이라고 했었습니다.

   이런 머리를 한 사람은 대개가 장가가기 전의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머리를 한 사람을 `총각`이라고 한 것이지요.

   옛날에는 어린 소년들에게도 `총각!`하고 불렀습니다.

   이것을 마치  어린 소년을 높여서 부르는 것처럼 생각한 분은 안 계신지요?

   여기에서 `더벅머리 총각`이라는 말도 생겼지요.

   어떤 사람은 `떡거머리 총각`이라는 말도 쓰는데,

   이때의 떡거머리`가 무엇을 나타내는 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느 사전에도 `떡거머리`란 단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연유해서 생긴 단어가 또 있습니다.

   그것은 `총각김치`란 말입니다.

`  총각김치`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듯,

   손가락 굵기만한 어린 무우를 무우청째로

   여러 얌념에 버무려 담은 김치를 말하는데,

   그 어린 무우가 마치 `총각`의 머리와 같은 모습을 닮아서 생긴 단어입니다.

   그런데 처녀들은 그 `총각김치`란 단어 자체나

   또는 실제의 김치를 기피하곤 했었습니다.

   그 총각김치가 마치 총각의 생식기를 형상하는 것에서

   생긴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니,  처녀들은 이제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총각김치를 드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30.`딴따라패`와 `깡패`의 어원
   요즈음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연예인들을 `딴따라패`라고 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이전에는 곧잘 `딴따라패`라고 얕잡아 부르곤 했습니다.

   언뜻 들어도 `딴따라`가 나팔 부는 소리와 같아서 연예인들의

   행동을 나타나게 되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빠른 속도로 번져 나갔었습니다.

   옛날의 풍각쟁이들처럼 그 행렬의 앞에서

   북치고 장구치는 사람들을 연상했을 테니까요.

 

   이 `딴따라`가

   우리 국어의 의성어에서 온 것 같지만,

   실상은 영어의 의성어에서 온 것입니다.

   영어의 `tantara`의 음을 빌려 온 것이지요.

   나팔이나 뿔나팔 등의 소리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 소리를 빌어 와서 `딴따라`라고 하였습니다.

   어쩌면 이들을  국어의 의성어 `딴따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지만,

   국어에서는 `딴따라`라는 의성어는 없습니다.

   이처럼 의성어는  언어마다 유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영어에서 `flag`는 `깃발`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국어의 `펄럭펄럭`을 연상시키지요?

   물론 영어의 `flag`는 의성어에서 온 단어입니다.

 

   영어를 빌어 온 단어 중에서

   우리가 늘 쓰는 것중에 `깡패`란 말이 있습니다.

   폭력을 쓰면서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말하지요.

   이 `깡패`에 대해서는 대체로 두 가지 어원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해방 뒤에 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 오게 되고,

   이들의 통조림통인 `can`에다가 한자어인 `통`을 붙인

`  깡통`을 거지들이 이용하면서,

   이들 못된 짓을 하는 `거지패`들을 `깡패`라고 했다는 설이고,

 

   또 하나는 영어의 `gang` 즉 `깽`을 일본에서 `걍구`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국어에 들어와서 `패거리`의 `패`를 붙여서

   이들을 `깡패`라고 하였다는 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후자가 더욱 그럴 듯합니다.

   왜냐하면 `깡으로`(억지스럽게)등의 단어가 쓰이기 때문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