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은혜

피자배달 청년을 찾습니다!

정광국 2013. 7. 3. 17:48

피자배달 청년을 찾습니다!

 

다니고 있는 대학에 낼
부족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피자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어느 비오는 날이었습니다.

22,000원짜리 치즈 크러스트
2판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xx교회 앞에서 전화를 하면 나오겠다!"는 주문에,
피자를 싣고 그 교회 앞으로 가서 전화를 했습니다.

그날따라 비가 많이 오는 초저녁 때인데
교회 앞 저쪽 골목 어귀에서
어떤 할머니가 나오시더군요

우산을 쓰지 않은 할머니의 모습은
처음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뒷짐을 지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우산도 없이
그냥 비를 맞고 서있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할머니, 피자 받으세요."

하지만
할머니는 제가 내민 피자를받지 않고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바라보니,
맞습니다.
양팔이 없으셨습니다.
너무 죄송한 마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할머니 댁으로 피자를 배달해 드리려고
댁으로 함께 걸어갔습니다.
골목을 돌고 돌아 찾아간 허름한 집에서
손자로 보이는 아이들 3 명이 뛰어옵니다.

할머니 지갑을 꺼내달라고 했습니다.
열어보니 만 원짜리 한 장과
구겨진 천 원짜리 몇 장이 들어 있습니다.

"2,200원이지라?"

할머니는 전단지에 쓰여 있는
22,000원을 2,200원으로 보신 겁니다.
아이들은 이미 피자를 먹으며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차마 22,000원이라는 말을 못하고,
딱 2,000원만 뺀 뒤,
나머지는 할머니 지갑에 도로 넣어드렸습니다.

"비오는 날 길도 미끄러운데 배달하느라 고생 많이 했소.
맛있게 묵을께라. 조심히 가시쏘."

할머니는 보이지 않는 손을 대신해
저를 보며 잘 가라고
몸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비록
그날의 부족한 피자 값 20,000원을
제 아르바이트 수당에서 몽땅 갚았지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자꾸만 기쁨이 솟아나면서,

그날따라 하늘에서 내리는 빗줄기마저도
저를 축복하는 듯
더욱 거세게 뿌려주었습니다.

- 인터넷 '새벽편지' 사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