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昌克이 ‘총리’로 적합한 이유들
文 후보는 ‘막가파식’ 공격에 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소신껏 대처하라

金澤圭(국제평화포럼편집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文昌克(문창극) 前 중앙일보 부사장을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이 人事에 대환영한다. 文 총리 후보 지명을 환영하는 이유는, 내가 그와 개인적인 면식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 역시 평범한 국민들처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그저 그 이름 정도만 알고 있다.내가 그의 총리 지명을 환영하는 이유는, 지역 안배 차원 또는 보수 인사여서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1. 첫째로 그는 국가관 및 역사관이 바로 된 ‘애국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그가 쓴 칼럼을 보니, 그가 국가관이 뚜렷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임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새민련은 그를 통합형 총리로선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비난하며, 철저한 檢證(검증)을 하겠다고 角(각)을 세우고 있다. 심지어 박지원 의원은 그의 落馬(낙마)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한다. 박지원 및 새민련 의원들에게 묻는다. ‘보수우파’ 성형의 인물은 총리가 되면 안되고, ‘친북좌파’ 성향인사는 적합한 것인가?
나는 과거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노무현 정권 때 총리를 지냈던 한 인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단체의 초청으로 ‘환영 만찬’ 및 강연회에 참석했었다. 그 모임의 한 순서를 맡았던 나는, ‘헤드 테이블’에서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식사하면서 내가 이런 질문을 슬쩍 던져보았다.
“황장엽 씨는 한국 내에 수만 명의 간첩들이 암약하고 있다는데 現 정권에서는 어째서 간첩잡았다는 소리가 없나요?” 나의 이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대답을 했다.
<간첩이요? 지금 남한에 간첩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은 남북이 화해가 되어서 북에서 남에 간첩 보내지도 않고, 남측도 북에 첩자 보내지 않습니다. 없는 간첩을 어떻게 잡나요? 과거 군사정권 때 간첩 많이 잡았다고 해도 대부분 다 정보부의 조작이었습니다.>
이때 내가 분명히 느낀 것은, 그가 국가 정체성에 反하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란 것이었다. 이런 사람이 총리를 하는 건 아무 문제 없고, ‘보수’인사가 총리에 발탁되면 안 되는 것인가?
#2. 둘째는 그가 통찰력이 뛰어난 정통 ‘언론인’출신이라는 것이다. 중견 언론인으로서 사회현상을 直視(직시)해 왔고, 비평 감각도 뛰어나, 積弊(적폐)를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가개조’에 適任者(적임자)로 생각된다. 평생 언론계에만 종사해 행정경험이나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다는 게 문제되고 있으나 오히려 행정부나 정치권 ‘밖에’ 있었기에 국가 조직 ‘내부’의 문제를 더 정확하게, 냉철하게 관찰할 수 있을지 모른다. 조직 내부에 있는 사람은 내부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을 때가 있다.
특히 그는 소신과 냉철한 ‘비판의식’의 소유자로, 권력자에게 ‘쓴소리’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인물로 보인다. 그는 미래권력으로 박근혜 의원이 부상하고 있을때, 박근혜의 잘못된 점을 예리하게 비판하기도 했었다.
#3. 셋째로 그는 언론사에서 국제감각을 함양했다. 그는 워싱턴 특파원을 3년 간 했고, ‘美州국장’도 역임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야말로 외교의 제1과제이기에 그의 이런 경험은 國政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4. 일각에선 文 후보자의 2011년 ‘교회 강연’ 내용을 크게 트집잡고 있다. 어떤 문장을 단편적으로 떼어내 보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강연의 전체 맥락은 ‘애국 애족’의 마음을 갖자는 취지였다. 그런 면에서 그는 바른 ‘역사관’의 소유자이다. 그때 그 강연은 정치집회나 역사학 강의실에서의 강연이 아니었다. ‘교회’에서의 ‘신앙적’ 차원의 강연이다. 신앙적 차원의 강연을 ‘역사 해석’ 차원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故 함석헌 선생도 생전에 《뜻으로 본 한국 역사》란 책에서 文 후보의 발언과 상통하는 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5. 文 후보는 정치권이나 공직, 경영인 출신이 아닌 순수한 언론인이었기에, 부정부패·비리 등과 별로 연관이 없는 삶을 살아왔을 수 있다. 그러나 털어 먼지 안나는 담요는 없다지 않은가? 발가벗겨 털면 무언가 나오게 마련이다.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작은 흠이나 실수를 뻥튀기 해 언론이 파상공세를 하면 이 나라에 베겨낼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에 사로 잡혀 이런 愚를 범치 않길 바란다.
앞으로 있을 혹독한 청문회에서 文 후보는 ‘막가파식’ 공격에 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소신껏 대처했으면 좋겠다. 절대 중간에 무력하게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 국회 인준과정에서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 성공적으로 국무총리에 임명되길 기원해본다.